어렸을 때, 길에서 음식 먹는 건 거지나 하는 짓이라고 배웠다.
나도 우리 아이들을 그렇게 키웠다.
언제부터인가 시장 안에 먹자판이 생기더니 날이 갈수록 길거리에 먹는 장사가 늘어만 간다.
어제 딸아이와 인사동엘 갔다. 길 모퉁이에 줄이 늘어서있어 뭔가 들여다봤더니,
늙수그레한 남녀가 튀김호떡을 만들어 팔고 있었다.
점심 후 많이 걸었더니 단것이 먹고 싶어 딸아이에게 사라고 했다.
한참을 기다린 끝에 하나씩 받아들고는 추적추적 봄비 내리는 거리를 바라보면서
처마밑에서 그걸 먹었다.
'너 지금 누굴 만나면 젤 챙피하겠니?' 내 물음에
'어업지, 아무리 생각해도 없는데.... 엄마는?'
'난 있다. 젤 챙피한 사람도 있고, 그냥 챙피한 사람은 많고 ^^'
각설하고, 요즘 길에 먹을 것 들고 다니는 아이들, 중고등학생들, 젊은이들 땜에 질색을 하겠다.
더욱이 버스나 마을버스에 떡볶기컵 들고 올라오는 돼지같이 살찐 아이들,
아이스크림, 쥬쥬바를 빨아대는 중학생들, 테이크아웃 커피컵 들고 끌어안고 있는 꼴값 대학생들을 보면
참으로 한심하기 그지없다. 차가 흔들려 남의 옷에 엎거나 떨어뜨리기라도 하면 도대체 어쩔 셈인가.
보나마나 '미안해요' 한마디 하고, 내 잘못 아니라는 얼굴 하겠지.
우리나라도 싱가폴처럼 공공 교통수단에 먹을 것 들고 타면 벌금 물게 했으면 좋겠다.
그것도 엄청난 액수를....
-有炫之家
↘벌써 오래 전 이야기, 바이러스에 지배당하기 훨씬 이전, 자유롭게 거리를 거닐며 사이좋게 팔짱을 끼고 다니던 시절의 소소한 추억이다. 지금은 대중교통에 음식을 들고 타면 제재를 당한답니다. 잘 되었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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