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년 임인년(壬寅年)이 밝았다. 육십갑자로 따져보면 39번째에 해당한다는데, 甲(갑)乙(을)丙(병)丁(정)戊(무)己(기)庚(경)辛(신)壬(임)癸(계) 10개의 천간天干은 음陰·양陽, 木·火·土·金·水의 오행, 東·南·中央·西·北의 방위, 靑·赤·黃·白·黑의 색상이라는 속성을 지니고 있어, 그중 ‘임壬’의 속성은 흑이므로 올해는 검은 호랑이가 되는 것이다. 복잡한 명리학은 이쯤에서 접어두기로 하고, 이번에는 호랑이의 어원을 살펴보자.
호랑이는 과연 우리말일까, 아니면 한자어일까. 국어사전에 의하면 '호랑이'의 원어 정보는 '虎狼이'. 즉 한자어와 우리말 접미사를 결합한 것으로 표기되었다. ‘범 호虎’와 ‘이리 랑狼’이라니 그만큼 날렵하고 사나운 맹수라는 의미인 것 같다. ‘범’은 순우리말로, 과거에는 호랑이와 표범 모두 그냥 ‘범’이라 칭했다고 한다. ‘범’이라 하면 어쩐지 예스럽고 멋스러운 느낌이 들고 ‘호랑이’라 하면 용맹한 모습과 함께 어딘지 친근함도 묻어있는 건 오랜 역사와 함께 전해져오는 우리문화에서 비롯된 것이리라. 호랑이나 범과 관련된 속담은 백여가지가 넘는다. 아시아의 문화는 비슷한 면이 있는 데다 중국의 영향도 있어서 일본과 공통으로 쓰이는 속담이나 고사성어가 꽤 있다.
호랑이와 관련된 속담
虎(とら)にまつわる諺
<공통>
1
▷ 자식 둔 골(곳)은 호랑이[범]도 돌아본다 : 짐승도 자기 새끼를 사랑하여 그 새끼가 있는 곳을 살펴보는데 하물며 사람은 더 말할 것이 없다는 말.
▷ 호랑이도 제 새끼를 곱다고 하면 물지 않는다 : 사람은 제 자식을 예쁘다고 하는 사람을 나쁘게 대하지 아니한다는 말.
▷ 虎の子:소중하게 간직하고 없애지 않는 것. 비장품. 호랑이는 새끼를 소중하게 지키며 매우 귀엽게 키운다는 데서 유래.
[용례] 彼は虎の子の貯金をはたいて彼女に高価な贈り物をした。그는 비상금을 털어 그녀에게 고가의 선물을 했다.
2
▷ 이리 떼를 막자고 범을 불러들인다 : 승냥이를 내쫓는다고 문을 열었다가 더 무서운 호랑이를 들이게 된다는 뜻으로, 하나의 위험을 면하려고 하다가 더 큰 위험에 직면하는 경우를 비유적으로 이르는 말.
[동의어] 승냥이를 쫓는다고 호랑이에게 문을 열어 준다
▷ 前門の虎、後門の狼:앞문으로 온 호랑이를 쫓아버리자 이번에는 뒷문에서 늑대가 왔다는 비유. 한 가지 재난을 막고 나자 다시 다른 재난이 닥쳤다는 것.
[동의어] 一難去って、また一難 / 虎口(ここう)を逃れて龍穴(りゅうけつ)に入る 호랑이 입을 피하자 용의 굴으로 들어간다
[용례] やっと地震がおさまったと思ったら今度は津波が押し寄せた。これは前門の虎、後門の狼だな 겨우 지진이 잦아들었다 생각했더니 이번에는 쓰나미가 덮쳐왔다. 이건 마치 앞문의 호랑이, 뒷문의 늑대와도 같구나.
3
▷ 호랑이 굴에 들어가야 호랑이를 잡는다 : 뜻하는 성과를 얻으려면 그에 마땅한 일을 하여야 함을 비유적으로 이르는 말
[동의어] 범(의) 굴에 들어가야 범을 잡는다
▷ 虎穴に入らずんば虎子を得ず : 호랑이 굴에 들어가지 않으면 호랑이 새끼를 얻을 수 없다. 위험한 것을 감수하지 않고는 큰 성공을 거둘 수 없다는 것.
[동의어] 危ない橋も一度は渡れ 위험한 다리도 한 번은 건너라
[중국어] 불입호혈 안득호자(不入虎穴 安得虎子)
4
▷ 호랑이는 죽어서 가죽을 남기고 사람은 죽어서 이름을 남긴다 : 사람은 살아생전에 훌륭한 일을 하여 후세에 빛나는 이름을 남겨야 한다.
▷ 虎は死して皮を留め、人は死して名を残す
[중국어] 호사유피 인사유명(虎死留皮 人死留名)
5
▷ 범에게 날개를 달아 준다 : 이미 강한 것을 더 강하게 만든다는 뜻이다. 맹수인 호랑이에게 날개를 달았으니 얼마나 더 강해지겠는가.
▷ 虎に翼: 그렇지 않아도 강한 자에게 더 큰 위력을 주는 것. 호랑이에게 날개를 달아주면 두 말할 필요도 없이 무서울 것이다.
[동의어] オニに金棒 도깨비에게 쇠몽둥이 / 馬に鞭(むち) 말에게 편자 / 火に油を注ぐ불에 기름을 붓는다
[용례] 頼れるあの選手がチームに入ったから、もう虎に翼です 믿음직한 선수가 팀에 들어오니, 이미 호랑이에 날개를 단 격이다.
[중국어] 위호부익(爲虎傅翼)
6
▷ 여우가 호랑이의 위세를 부린다 : 여우가 호랑이의 위세를 빌려 다른 짐승들을 놀라게 한다는 뜻으로, 남의 권세를 가지고 위세를 부리는 일을 말한다.
▷ 虎の威を借(か)る狐: 자기는 별 수 없는데도 불구하고 타인의 권력을 등에 없고 으스대는 것. 여우가 자기 뒤로 호랑이를 걷게 했을 때 다른 동물들은 호랑이를 보고 도망쳤지만 호랑이는 여우가 강하다고 생각했다는 데서 유래.
[용례] あのリーダーのそばにいつもいる彼は、まったく虎の威を借るキツネだ. 저 리더 곁에 항상 붙어있는 그는 완전히 호랑이의 권위를 빌린 여우다.
[중국어] 호가호위(狐假虎威), 가호위호(假虎威狐)
7
▷ 종이호랑이 : 강력하거나 위협적인 것처럼 보이거나 주장하지만 실제로는 위협적이지 않은 대상을 뜻한다.
▷ 張り子の虎:신분만 훌륭하나 실력이 없는 사람이나, 연약한 주제에 체면을 차려 강한 척 하는 사람. 또는 무엇에나 동의하며 자신의 의견을 가지고 있지 않는 사람을 일컫는다.
의미가 두 가지이듯 그에 관한 유래도 두 지가 있다. 하나는 「張り子の虎」라고 하면 왠지 크고 강하게 느껴지지만 실은 대나무와 종이로 만든 호랑이 장난감이라는 데서 유래한 것이고, 또 하나는 「張り子の虎」가 고개를 아래위로 흔들도록 만들어져 있어 생긴 비유이다.
[용례] 彼は一見怖そうで近寄りがたいけど実は張り子の虎です 그는 보기엔 무서울듯해 가까이 가기 어렵지만 실은 종이호랑이다.
[중국어] 纸老虎(지노호)
<한국 속담>
▷ 호랑이도 제 말 하면 온다 : 깊은 시골에 있는 사람조차도 저에 대하여 이야기하면 찾아온다는 뜻으로, 어느 곳에서나 그 자리에 없다고 남을 흉보아서는 안 된다는 말.
▷ 자는 범[호랑이] 코 찌르기 : 그대로 가만히 두었으면 아무 탈이 없을 것을 공연히 건드려 문제를 일으킴을 비유적으로 이르는 말.
▷ 호랑이 없는 골에 토끼가 왕 노릇 한다 : 뛰어난 사람이 없는 곳에서 보잘것없는 사람이 득세함을 비유적으로 이르는 말.
▷ 미친개가 호랑이 잡는다 : 미친개가 날뛰다가 호랑이까지 잡는다는 뜻으로, 아무것도 돌아보지 않고 겁 없이 날뛰면 어떤 무서운 짓을 할지도 모른다는 말.
▷ 허리 부러진 장수[호랑이] : 위세를 부리다가 타격을 받고 힘없게 된 사람을 비유적으로 이르는 말.
▷ 범의 꼬리를 잡고[붙잡고] 놓지 못한다 : 호랑이 꼬리를 잡고 그냥 있자니 힘이 달리고 놓자니 호랑이에게 물릴 것 같다는 뜻으로, 이러지도 못하고 저러지도 못하는 딱한 처지에 놓임을 비유적으로 이르는 말.
▷ 호랑이도 제 숲만 떠나면 두리번거린다 : 아무리 유능한 사람도 환경과 조건이 바뀌면 생소하여 조심하게 된다는 말.
▷ 횃대 밑에서 호랑이 잡고 나가서 쥐구멍 찾는다 : 집 안에서는 큰소리치고 밖에 나가서는 사람들에게 창피만 당하는 사람을 비유적으로 이르는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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