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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시 일어번역] 고드름 -안도현

탐구생활

by yaoya 2022. 2. 7. 20: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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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드름

-안도현-

 

고드름이여,
어느 먼 나라에서 밤새 걸어왔는가
줄지어 고된 행군이었는가, 그리하여 지금은
그대 마디마디 발목뼈가 시린가
그대는 지붕을 타고 넘어 왜 마당에 한 발짝도 내려서지 않고
처마끝에 그렇게 정지, 상태로 고요한가
고드름이여, 영 마땅찮았는가
이 세상이 이렇듯 추해져서 발도 디딜 수 없다는 말인가
이 세상 같은 건 아예 상대할 가치조차 없어서
그렇게 얼음 손가락질만 하고 있다는 말인가
이 아침은 외로워할 틈도 없이 살아온 생이 그대에게 발각되는 순간이네
나는 후회하네
외로워하지도 않고 천 권의 시집을 읽었다는 걸
외로워하지도 않고 만 잔의 술잔을 들이켰다는 걸
고독을 모르는 나를 꾸짖고 싶어서
고드름이여
품속에서 直指心經을 꺼내 낭랑히 읽고 있구나
외로울수록 당당해진다는 것을 보여주려는 듯
결빙의 폭포여
그대는 거꾸로 매달려 있는 게 아니로구나
내 이마를 후려치고,
꼬리지느러미로 허공을 치고 하늘로 거슬러 오르는 물고기로구나

 

 

 

 

つらら(氷柱)

-安度昡-

 

つららよ、
いずこの遠い國より 夜更かし歩いてきたのか
列を作った辛い行軍だったのか, その果て、いま
足首の骨毎 しびれ冷えてるのか
君は何故軒を越え 一歩も庭へ下り立たず
軒先にそのまま停止、静寂狀態になったのか
つららよ, まったく気に入らんのか
この世の歪みが甚だしくて 足も踏みいれたくないというのか
この世なんか 初めから相手にする値打さえ無いと
かように 氷指を さしたままなのか
今朝は寂しがる暇も無いまま、生きてきた年月を君に發覺される瞬間だよ
おれは後悔する
寂びしがりもせず 千册の詩集を讀んだことを
寂びしがりもせず 万杯の酒をあおったことを
孤獨を判らないおれを罵りたくなり
つららよ
懐から直指心經を出し 朗朗と讀んでいるのか
寂しいほど立派になるということを示そうと
結氷の瀑よ
君は逆にぶら下がっているのではないのだな
おれの額をぶん殴り,
尾鰭で虛空を蹴りつつ空中に遡る水魚だよな

 

 

 

 

날씨가 겨울답게 제법 매서워졌습니다.
나 어렸을 적 추운 겨울날이면 우리집 처마밑에도 고드름이 주렁주렁 달렸지요.
한나절이 되어 날씨가 풀리면 수정처럼 맑은 고드름 끝이 물방울로 변해
똑 똑 똑 주춧돌위로 떨어졌지요.
요즈음 서울에서는 거의 볼 수 없는 고드름, 안도현님의 시로 추억을 더듬어봅니다.
-有炫之家-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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