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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펜디'의 환상적인 2021 봄 오뜨꾸뛰르와 '올랜도'

패션&디자인

by yaoya 2021. 1. 30. 22: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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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대한 디자이너 칼 라거펠트Karl Lagerfeld의 타계 후 펜디FENDI는 새로운 변화를 맞이할 수밖에 없는 상황을 맞이했다. 50여 년이 넘는 시간 동안 지켜지던 자리인 만큼 중요한 임무를 맡은 새로운 수장들은 어깨가 무거웠으리라. 새로운 여성 아티스틱 디렉터로 선임된 킴 존스Kim Jones는 2021년 봄, 오뜨 꾸뛰르 컬렉션으로 시험대에 올랐다. 영국 센트럴세인트마틴Central Saint Martins 출신으로 스타일리스트이자 아트 디렉터로도 두각을 나타내며 재능을 인정받은 킴 존스는 루이비통과 디올 남성복을 거쳐 2020년 9월 펜디에 합류했다. 

 

 

펜디의 여성 아티스틱 디렉터 킴 존스Kim Jones


2021 봄 오뜨꾸뛰르 쇼
SPRING 2021 COUTURE

 

 

 


2021년 봄 오뜨꾸뛰르 컬렉션의 컨셉은 버지니아 울프Virginia Woolf의 소설 “올랜도Orlando”가 1928년 출간되었고 “펜디”는 1925년 설립되었다는 데에서 착안되었다. 자신이 자란 영국 찰스턴Charleston 근처 블룸스베리Bloomsbury가 본거지였던 버지니아 울프와 버네사 벨 자매의 예술혼을 존경했던 킴 존스는 펜디의 본부가 있는 로마 보르게세Borghese까지의 여정을 컬렉션에 담아낸 것이다. 그 결과 블룸스베리 그룹에 속하는 버네사 벨Vanessa Bell이나 던컨 그랜트Duncan Grant의 프레스코화와 보르게세 미술관의 베르니니Bernini 대리석 조각상을 이미지화한 우아한 드레스들이 초호화 모델 군단에 의해 공개되었다. 

 

 

 

시작과 끝을 장식한 데미 무어Demi Moore와 나오미 캠벨Naomi Campbel
케이트 모스, 릴라 모스Kate and Lila Moss
크리스티 털링턴, 제임스 털링턴Christy and James Turlington
애드와 아보아, 케세와 아보아 Adwoa Aboah and Kesewa Aboah

 


오프닝 모델로 등장한 데비 무어를 시작으로, 케이트 모스와 라일라 모스 모녀, 크리스티 털링턴과 조카 제임스 털링턴, 애드와 & 케세와 아보아 자매, 벨라 하디드와 카라 델레바인 등 세계적인 슈퍼모델의 입장이 이어졌다. ‘올랜도’는 남녀 성별에 구분을 두지 않는 젠더 문학이니만큼 남성 모델 역시 중요한 구성 요소로 등장한다. 또한 펜디 패밀리 실비아의 딸들과 원조 모델 파리다 켈파에 이어 나오미 캠벨이 마지막을 장식하는 놀라운 인맥을 자랑하는 쇼였다.

 

 

벨라 하디드Bella hadid, 카라 델레바인Cara Delevingne
파리다 켈파Farida Khelfa, 루드비히 윌스도르프Ludwig Wilsdorff
델피나 델레트레즈Delfina Delettrez, 레오네타 루치아나 펜디Leonetta Luciana Fendi

 

 


버지니아 울프와 소설 '올랜도'

 


자전적 판타지 소설 <올랜도Orlando>는 20세기 영국문학을 대표하는 모더니스트 작가 버지니아 울프의 대표작이다. 수백년에 걸쳐 남녀의 성을 모두 경험하는 운명의 주인공 올랜도는, 남녀 양성의 조화가 인류 평화의 근본이라는 양성론을 대변한다. 과연 당대의 상식과 싸운 선구적 페미니스트다운 파격적인 설정을 취하고 있는 것이다. 이 작품은 여성감독 샐리 포터에 의해 영화화되기도 했는데, 판타지적인 영상도 놀라움을 안겨주었지만 주인공 올랜도 역을 연기한 틸다 스윈튼의 신비로운 눈빛에 매료되었던 기억이 남아있다. 

 

 

영화 올란도(1992): 감독 샐리 포터, 주연 틸다 스윈튼

 


1600년, 엘리자베스 1세 여왕이 영국을 통치하던 시대, 소년 귀족 올랜도의 젊고 아름다운 외모에 감탄한 여왕은 늙지도, 병들지도 말고 지금의 모습을 영원히 간직하라고 말한다. 청년이 된 올랜도는 실연의 괴로움에 깊은 잠 속으로 빠져들었다 깨어나 자신의 경험을 시로 옮기지만 좋은 평가를 받지 못하자 정치에 입문한다. 1700년, 앤 여왕의 통치 시대를 맞이하여 영국대사로 오스만제국으로 가게 되는데, 전쟁이 발발하자 충격을 받고 다시 잠에 빠진 그가 깨어났을 때는 여성의 몸이 되어 있었다. 

 

 


"같은 사람이야. 변한 건 없어. 다만 성(性)이 바뀌었을 뿐."



하지만 여성이 주체적으로 아무 것도 가질 수 없던 시대를 거치며 올랜도의 삶에도 이런저런 바람이 분다. 엘리자베스 1세의 마법과도 같은 주문 때문인지는 몰라도 ‘그’ 또는 ‘그녀’는 젊고 아름다운 모습으로 수백년을 살아남아 엄마가 되고 작가가 되었다. 영화에서 여성의 몸이 된 올랜도가 마치 선심이라도 쓰듯 청혼하는 해리 대공을 거절하고 미로 같은 정원을 달려 들판으로 나아가는 장면이 있다. 시공을 뛰어넘기라도 한 것처럼 펜디의 컬렉션은 미로 같은 유리벽으로 구성되어 올랜도의 정서를 현대로 가져왔다.

 

 

 


2021 봄 오뜨꾸뛰르 쇼에서 공간감을 살려 입체적으로 마련된 런웨이는 펜디의 아이코닉 패턴을 모티브로 제작된 것이다. 불빛 아래 다양한 각도로 움직임을 반사하는 유리벽 사이를 걸어 각자 개별 공간으로 들어가 자리를 잡은 모델들의 모습은 환상적인 세계를 만들어낸다. 문학적 감성이 전체에 스며들어 있는 컬렉션은 럭셔리한 실크와 시폰 소재를 메인으로 시대를 초월한 로맨스를 반영한 우아한 무드의 19가지 룩으로 구성되었다. 

 

 

 

펜디 공식 홈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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