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편지
-이정하-
올해도 어김없이 참꽃이 피었어.
지난 겨울, 발목까지 눈이 내리는 날이나
세찬 바람이 불어 우리집 문풍지를 흔들 때면
동네 아이들의 함성소리는 이 언덕배기에서
누나
올해도 없이 참꽃이 피었어.
지난 겨울, 발목까지 눈이 내리는 날이나
세찬 바람이 불어 우리집 문풍지를 흔들 때면
동네 아이들의 함성소리는 이 언덕배기에서
날리는 연처럼 울려퍼졌지만
난 혹 참꽃이 얼어죽지나 않을까 마음이 졸여져
남 몰래 연줄을 거두곤 했어. 하지만 누나
그저께부터 온 산에 들에 참꽃이 피어나는 걸 보면서
참꽃은 기다리면 기다리는 만큼
더욱 아름답게 피어난다는 걸 알았어.
보고 싶어하면 보고 싶어할수록
반갑다는 걸 알았어.
누나
참꽃이 피면
참꽃이 피면 돌아온다는 말 벌써 잊었어?
내게 약속하며 걸던 새끼손가락의 따스한 느낌은
아직도 내 마음속에 깊이 남아 있는데
싸리문 밖을 내다보면
맨날 할 일 없는 햇살만 가득해.
누나
누나가 있는 곳은 얼마나 먼 나라길래
답장도 할 수 없을까. 우편배달부 아저씨가
내 편지도 전해줄 수 없다 했을까.
이 편지를
꼭꼭 접은 종이배로 만들어 시냇물에다 띄우면
누나가 받아볼 수 있을까.
종이연을 만들어 하늘 높이 날려보내면
누나가 받아볼 수 있을까.
누나
사람은 죽으면 다 자기가 좋아하는 꽃으로 피어난다는 거
정말이야? 그렇다면 누나는 틀림없이
참꽃으로 피어났을 거다.
연분홍 불빛 같은 참꽃으로 피어났을 거다.
누나
어젯밤엔
참꽃을 한아름 꺽어다가
머리맡에 두고 잠이 들었어.
꿈 속에서 본 누나의 모습은
참꽃보다 더 훤하고
눈이 부셨어.
春の手紙
-イジョンハ-
お姉ちゃん
今年もちゃんとつつじがさいたよ。
この冬、足首まで雪が降る日や
つよい風が吹いて扉の目張りの紙を搖さぶるときは
村の子供たちの喊聲が この丘のてっぺんで
揚げる紙鳶の唸り聲に負けず響き渡ったけれど
僕はひょっとしてつつじが凍え死にはしないかと氣が揉めて
こっそりと たこ糸をよく巻き取ったものだよ。けれどもお姉ちゃん
おとといから方方の山にも野にもつつじがさき始めるのを眺めながら
つつじは待てば待つほど
いっそう美しくさき始めることを知ったよ。
會いたく思えば思うほど
懷かしいことを知ったよ。
お姉ちゃん
つつじがさけば
つつじがさけば歸って來ると言う言葉はもう忘れたの?
僕に約束するよと絡ませた小指の溫かさは
まだ僕の胸のうち深く殘っているけれど
枝折どの外を見渡しても
まい日どうっていうこともなくただ日が差しているだけなんだ。
お姉ちゃん
お姉ちゃんがいる所はうんと遠い國なので
返事もできないのかな。郵便屋の小父さんが
僕の手紙は屆けてやれないと思ったのかな。
この手紙を
しっかり折りたたんで紙の舟にして小川の水に浮かべれば
お姉ちゃんが受け取って見ることができるのかな。
紙のたこを作って空高く飛ばせてやれば
お姉ちゃんが受け取って見ることができるのかな。
お姉ちゃん
人は死ぬとみんな自分の好きな花になってさくということ
本當なの?それならお姉ちゃんはきっと
つつじになってさいたことだろう。
薄紅色の灯影のようなつつじになってさいたことだろう。
お姉ちゃん
きのうの夜
つつじをひとかかえ手折って
枕元に置いてねたんだ。
夢の中で見たお姉ちゃん姿は
つつじよりももっと明るく立派で
目がまぶしかったよ。
-梶木恒美譯-
겨우내 숨어있던 꽃들이 제철을 맞아 한껏 기지개를 폈더군요.
언제부터 우리나라에 이렇게 벚꽃이 자리를 잡았는지,
또 개나리는 언제 담을 이처럼 노랗게 물들여놓기 시작했는지...
일본 친지가 보내준 꽃 화상과 함께 올려놓고 맘껏 봄을 향유합니다.
2016. 4.
-有炫之家-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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