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고에도 트렌드가 있게 마련이고
럭셔리 브랜드도 추세에 따라 변하고 있다.
오랜 역사를 이어오는 동안 꿋꿋하게 세리프 체나 장식체의 로고를 고수했던 명품 브랜드들도 시대의 흐름에 발맞춰 아무 장식 없는 스탠다드 볼드체로 리모델링했다. 브랜드가 젊어지고 수석 디자이너가 바뀌면서 브랜드의 얼굴이라 할 수 있는 로고 타입도 변화가 있어야 한다는 움직임일지도 모르겠다. 섬세한 선으로 멋을 부린 글자들이나 세리프 서체들은 젊은 소비자들에게는 구세대적인 느낌으로 다가올 것이다. 복고풍을 나타낼 때 흔히 명조체를 사용하는 것처럼 말이다. 미래의 고객을 사로잡기 위해서는 트렌드에 따르는 변화가 필요한 법이다. 지금은 모던하면서 파워풀한 감각의 고딕체가 강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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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버리
BURBERRY
버버리는 1856년 영국에서 토마스 버버리(Thomas Burberry)에 의해 설립되었다. 트렌치코트와 체크무늬로도 유명하지만, 방패를 들고 있는 승마 선수의 모습을 형상화한 로고 역시 상징적인 존재였다. 1901년에 만들어진 첫 로고에는 엠블럼이 큰 부분을 차지했는데, 로고의 승마술은 자존심, 순수함, 웅장함의 상징인 반면 방패는 보호를 묘사한 것이다. 1968년 엠블럼은 작아지고 추상적이 되었다가 1999년 엠블럼과 워드의 균형을 맞추면서 기수의 그림은 다시 윤곽이 살아나고 글꼴은 우아한 세리프 서체로 구성했다. 오랜 역사를 거쳐 현재의 로고는 2018년 브랜드의 새로운 시대를 반영하는 새로운 모습으로 교체된 것이다. 한 세기가 넘도록 질주하는 말과 함께 했던 상징적인 로고는 메인에서 빠지게 되고, 브랜드의 본질적인 부분을 강조하는 현대적이고 젊은 감각과 함께 새로운 의지를 표명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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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망
BALMAIN
발망은 1945년 프랑스에서 피에르 발망(Pierre Balmain)이 설립한 브랜드다. 처음 만들어진 로고는 우아하고 다소 무거운 세리프 타입의 글씨가 확고하게 자리를 잡고 있었다. 글씨를 이루는 선의 굵기가 다양하면서 가운데 흰 부분이 두드러지는 이 로고 타입은 70년 가까이 지속되었으나 2018년 수석디자이너 올리비에 루스텡(Olivier Rousteing)에 의해 결국 업데이트되었다. 기존의 로고 서체만 바뀐 게 아니라 새로운 아이덴티티가 추가되었는데, 언뜻 보면 원 안의 글씨는 ‘B’이지만 자세히 보면 'P'와 'B'가 합성된 것이다. 본고장인 ‘파리(Paris)’와 창시자의 이름 ‘피에르’를 의미하는 ‘P’와 브랜드 명 발망의 ‘B’를 이용한 새로운 감각의 아이콘은 다양한 디자인에 응용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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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렌시아가
BALENCIAGA
발렌시아가는 1919년 스페인의 패션 디자이너 크리스토발 발렌시아가(Cristóbal Balenciaga)에 의해 설립되었다. 스페인에서 파리로 이주한 발렌시아가는 가히 혁신적이라 할법한 새로운 실루엣을 선보였으며, 그의 독창적인 디자인은 사람들에게 크게 인정받기에 이르렀다. 초창기에는 명품 브랜드의 추세에 따라 엠블럼의 복잡한 요소들이 얽혀 있는 우아하고 세련된 로고를 사용하였으나, 2015년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뎀나 바잘리아 (Demna Gvasalia)를 고용한 후, 이 브랜드의 스타일 뿐 아니라 로고 역시 크게 바뀌었다. 미래지향적인 패션을 추구하는 브랜드답게 극도로 미니멀한 비주얼을 강조하며 심플한 워드만으로 구성된 로고는 2017년 더욱 강하고 안정된 디자인으로 정리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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셀린느
CÉLINE
셀린느는 1945년 프랑스에서 셀린느 비피아나(Céline Vipiana)에 의해 탄생했다. 아동용 수제화 상점에서 출발해 명품 브랜드로 성장한 셀린느의 첫 로고는 1950년에 등장했다. 그때의 붉은 코끼리는 지금은 찾아보기 어렵고, 1967년 여성들을 위한 우아한 스포츠웨어의 첫 컬렉션과 함께 말과 마차 그림의 아메리칸 설키(American Sulky) 로고를 출시했다. 1973년 새로운 로고 디자인 블라종 체인(Blazon Chaine)이 등장하며, 쇠사슬로 연결된 두 개의 C가 얽혀 있는 이 로고는 로고 백의 유행과 함께 했다. 2005년 현대 미니멀리즘 트렌드에 따라 맞춤 활자체로 로고를 표기하게 되었으며, 2018년 ‘E’ 의 악센트 부호를 빼고 글자 사이의 간격을 줄여 더욱 단순하고 균형 잡힌 형태로 정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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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 로랑
SAINT LAURENT
생로랑은 1961년 프랑스에서 이브 생로랑(Yves Saint Laurent)이 그의 배우자 피에르 베르게(Pierre Berge)와 함께 설립한 브랜드다. 런칭 당시는 이브 생 로랑의 이름을 따 그의 이름 전체를 사용하였으나, 2012년 당시 크리에이티브 디자이너였던 에디 슬리먼(Hedi Slimane)이 브랜드의 이미지를 새롭게 구축하고자 브랜드명을 생 로랑으로 변경했다. 이름 자체가 바뀌었으니 가장 파격적인 변화를 도모한 브랜드가 아닐까싶다. 이름의 ‘YSL’을 교차 배치한 모노그램이 상징적으로 사용되었으며, 우아하게 연결되는 풀네임의 로고 타입이 이브 생 로랑의 오랜 역사를 함께 했다. 지금의 생 로랑은 모던한 감각의 볼드 타입 로고 ‘생 로랑 파리(Saint Laurent Paris)’를 사용하며 미니멀 컨템퍼러리를 표현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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