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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정보

드라마 원작의 일상을 소재로 하는 일본만화

일본이 만화 강국으로 불릴만하다고 생각되는 것 중의 하나는 정말 다양한 소재가 등장한다는 점이다. 별 것 아닌 일상의 자질구레한 모습들이 만화로 그려지고 한편의 이야기로 구성이 되니 말이다. 신기한 건 그 소소한 이야기가 재미도 있다는 사실이다. 따라서 만화를 드라마나 영화로 제작하는 경우가 많은 건 당연한 현상이라고 봐야할 것이다. 특유의 코미디로 인해 가볍게 즐길 수 있는데다 짧아서 부담 없는 만화 원작 일본 드라마는 희한한 중독성을 지니고 있다. 원작의 힘이기도 하고 개인적인 취향 때문이기도 하리라. 막간을 이용해 잠시 휴식을 취하고 싶을 때 이런 종류의 드라마는 머리를 식히는데 도움이 된다. 피식 웃음이 나오기도 하고, 미친 사람처럼 혼자 낄낄댈 때도 있고, 맞아 맞아 중얼거리다 보면 어느새 묵직하던 기분이 가벼워져 있다.




달걀프라이의 노른자 언제 깨?

目玉焼きの黄身 いつつぶす?


일본 MBS | 4부작 | 2017.11.05.~2017.11.27.

감독; 야마구치 유다이 | 각본 스즈키 켄이치

원작만화 저자; 오히나타 고 おおひなたごう

출연; 아오야기 쇼, 나루미 리코, 사토 지로, 오오타니 료헤이, 야기 마사야스, 

타케다 레나, 호시 모에카, 히라누마 노리히사, 야마시타 신지


먹는 법은 곧 사는 법. 먹는 법에 담긴 사연과 얽힌 관계들을 그린 드라마다. 즉 ‘먹는 방법’에 대한 고찰인 셈인데, ‘뭐 이런 게 다 드라마가 된다는 말이냐’ 라고 어이없어하면서도 호기심에 한번만 보자고 시작한 드라마다. 헌데, ‘엉? 나도 그런데?’ 고개까지 끄덕이며 열심히 보고 있더란 말이다. 달걀프라이 노른자를 언제 깨서 어떻게 먹든 무슨 상관이냐고? 하지만 같은 방식으로 먹는 사람을 보면 반갑지 않은가. 식빵을 위부터 먹는지 아래부터 먹는지, 돈가스를 먹다 마지막 조각을 끝부분으로 하는지 중간 부분을 남겨두는지, 삼각케이크를 뾰족한 안쪽부터 먹는지 바깥쪽 크림부분부터 먹는지, 그런 차이에 대한 이야기를 좋아하는 나의 취향저격이라고나 할까. 붕어빵을 먹으면서 머리부터 먹느냐, 꼬리부터 먹느냐, 반 잘라 먹느냐에 대해 의견을 나누어본 사람이라면 이 드라마 무조건 재미있게 볼 수 있을 것이다. 

<원작만화 목차>

달걀프라이 노른자 언제 깨?

돈가스 양배추 언제 먹어? 

카레는 어떻게 섞어? 

밥 어떻게 먹지? 

귤껍질 어떻게 까? 

낫토는 밥에 언제 올려? 

치라시스시에 와사비 간장 뿌려?

쇼트케이크 위의 딸기는 언제 먹지?

츠케멘은 왜 먹어? 

꼬치구이, 꼬치에서 빼? 

날달걀밥의 달걀은 언제 올리지? 

삼각 김밥은 어떻게 먹어?

빵과 달걀프라이 어떻게 해서 먹어?

간이 식당 소바의 튀김 어떻게 먹어? 

스파게티에 스푼 써? 

팬케이크 어떻게 잘라?

숯불구이 먹을 때 밥 먹어?

볶음밥 어떻게 해서 먹어? 

빙수 시럽 언제 뿌려? 

혹시 먹는 거에 관심 없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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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치의 절밥

サチのお寺ごはん


일본 나고야TV | 10부작 | 2017.07.17.~2017.09.25.

감독; 후루마야 토모유키 | 각본 마츠이 카나, 오오사카 나츠코

원작만화 저자; 카네모리 아야미 かねもりあやみ

출연; 타니무라 미츠키, 미즈노 마사루, 타무라 유키히사, 시미즈 타카노리, 코바야시 료코


평범한 회사원 ‘우스이 사치臼井 幸’가 '엔센지縁泉寺'라고 하는 절 사람들과 알게 되면서 조금씩 일상에 변화가 찾아오는 내용의 드라마다. 3인조 꽃미남 스님들이 만드는 사찰 음식을 먹으며 밥을 제대로 먹는 것에 대한 중요함을 깨닫고 생활에 임하는 자세 또한 달라지는 우스이 사치. うすい; 적다, 얕다. さち; 행운, 행복. 이름처럼 그녀가 늘 운이 없다고 생각하며 매사에 자신 없어 하는 건 변명을 앞세우려는 소심함과 비겁함 때문은 아니었을까. 사람들은 무언가 일이 잘못되었을 때 탓할 거리를 찾곤 한다. 나 또한 예외는 아니어서 타고난 게 머피인 걸 어쩌겠는가, 그렇게 생겨먹을 걸 어쩌라고, 등등의 핑계를 대며 조상 탓을 하려 드는 경우가 많다. 점차 자신감을 회복함에 따라 나아지는 인간관계나 밝아지는 얼굴, 활기가 살아나는 사치의 모습에 스스로를 투영해 보며 각성하는 기회가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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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쿠사이와 밥만 있으면

ホクサイと飯さえあれば


일본 MBS | 8부작| 2017.01.23.~2017.03.12.

감독; 호라이 타다아키 | 각본 키타가와 아야코

원작만화 저자; 스즈키 사나미 鈴木小波

출연; 카미시라이시 모네, 이케다 에라이자, 마에다 고키, 사쿠라다 히요리 


대학에 진학하며 도쿄에서 혼자 자취생활을 시작한 주인공 야마다 후미코山田文子(애칭 ‘분ブン’)의 이야기다. 낯가림이 심해 친구를 잘 못 사귀고 고향집에서부터 죽 함께 하는 인형 호쿠사이와 대화를 하는 분은 미대생으로 취미는 요리다. 특이한 건 어떤 음식이 머릿속에 떠오르면 바로 그 자리에서 요리하는 과정을 중얼거리며 상상 속의 음식을 맛있게 먹는 행동을 한다는 것. 주위에 있던 사람들은 그 모습을 보며 군침을 흘리고 만다. 혼자여도 씩씩하게 생활하는 분이기는 해도 바로 그 음식을 통해 학교 친구를 사귀고 옆집 학생과도 친분을 쌓게 되어 외롭지 않은 학창생활을 보내게 된다는 이야기다. 음식과 만화라는 사람들이 좋아하는 소재로 인해 공감도가 높다. 만들어 먹는 음식도 어려워 보이지 않는 간단 요리인데다 ‘즐겁게 만들 수 있는 레시피’를 선보이고 있어 따라해 보고픈 마음이 생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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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집엔 아무것도 없어

わたしのウチには、なんにもない。


일본 NHK BS | 6부작 | 2016.02.06.~2016.03.12.

감독; 우도 요시후미 | 각본 아라이 유카 

원작만화 저자; 유루리 마이 ゆるり まい

출연; 카호, 콘도 코엔, 아사카 마유미, 에나미 쿄코


인기 일러스트레이터 유루리 마이가 자신이 ‘미니멀리스트’가 되기까지의 과정과 버리는 노하우를 유쾌한 만화로 그려낸 작품을 원작으로 한 드라마다. 사실 비우는 생활을 하기란 쉬운 일이 아니다. 살다보면 방안에 물건들은 점점 늘어만 가기 마련이고, 정리하려고 마음먹어도 ‘아까워’, ‘비쌌는데’, ‘다시 쓸 수 있을 텐데’, ‘언젠가는 사용하겠지’ 같은 생각이 먼저 머릿속을 점령하고 만다. 이야기의 주인공은 최소한의 물건을 제외하고는 모든 것을 버리는데 성공하지만 비움의 철학을 아직 받아들이지 못한 나의 눈에는 너무 썰렁한 집으로 비춰진다. 그렇다고는 해도 지금 집안을 둘러보면 반 이상은 필요 없는 물건임에는 분명한데도 버리게 되질 않는 건 미련과 집착 때문이리라. 추억이 담긴 물건은 남겨두더라도 ‘하나를 사면 하나를 버린다.’ 같은 방법이라도 먼저 하면 좋을 텐데. 아, 나 정말 게으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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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치죠지만이 살고 싶은 거리입니까?

吉祥寺だけが住みたい街ですか?


일본 TV도쿄 | 11부작 | 2016.10.14.~2016.12.23.

감독; 스가이 유스케 | 각본 야마다 아카네

원작만화 저자; 마키 히로치 マキ ヒロチ

출연; 오오시마 미유키, 안도 나츠, 아사카 코다이, 타구치 토모로오, 치순, 마타요시 나오키 


최근 일본 도쿄에서 여성이 가장 살고 싶어 하는 동네 1위가 ‘키치죠지吉祥寺’라고 한다. 하라주쿠, 아오야마, 오모테산도의 장점만을 뽑아 놓은 듯 아기자기한 멋과 낭만이 있는 곳. 지브리 미술관, 예쁜 카페, 맛깔스러운 먹을거리가 다양하고 이노카시라 공원이 가까워 산책하기에도 좋은 곳. 여성들이 좋아할 수밖에 없는 요소로 가득하기 때문이다. 그러자 이 드라마에서는 도쿄의 다른 지역도 매력적인 곳이 많다는 걸 구체적인 정보와 함께 소개한다. 부동산도 소재가 될 수 있음을 증명하는 드라마. 넉넉한 몸집의 개성만점 쌍둥이 자매를 따라 집을 보러 다니면 뭔가 좋은 일이 생길 것만 같은 기분이 든다. 서울만 해도 살면서 한 번도 못 가본 동네가 수두룩한데 서울의 약 3배 크기인 도쿄는 오죽하겠는가. 도쿄여행은 보통 유명한 곳만 돌아다니기 마련인데, 이 드라마를 보니 천천히 이곳저곳 둘러보고 싶어진다.

<드라마 목차>

제1화.  吉祥寺だけが住みたい街ですか? ‘雑司ヶ谷’ 키치죠지만 살고 싶은 도시입니까? ‘조시가야’

제2화.  転職ガール ‘五反田’ 전직 걸 ‘고탄다’

제3화.  代謝していこう ‘神楽坂’ 대사시켜보자 ‘카구라자카’

제4화.  始められる場所 ‘秋葉原’ 시작할 수 있는 장소 ‘아키하바라’

제5화.  本当に欲しいもの ‘中野’ 진짜로 원하는 곳 ‘나카노’

제6화.  出会いの街 ‘恵比寿’ 만남의 거리 ‘에비스’

제7화.  のんびりタウン ‘十条’ 유유자적 타운 ‘쥬조’

제8화.  東京のブルックリン ‘蔵前’ 도쿄의 브루클린 ‘쿠라마에’

제9화.  帰りたい街 ‘経堂’ 돌아오고 싶은 동네 ‘쿄도’ 

제10화. 編集長さん ‘錦糸町’ 편집장님 ‘킨시쵸’

제11화. 東京に住む理由 ‘大森’ 도쿄에 사는 이유 ‘오오모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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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린세스 메종

プリンセスメゾン


일본 NHK BS | 8부작 | 2016.10.25.~2016.12.13.

감독; 이케다 치히로, 오하시 요시마사 | 각본 타카하시 이즈미, 마츠이 카나

원작만화 저자; 이케베 아오이 池辺葵

출연; 모리카와 아오이, 타카하시 잇세이, 히즈키 하나, 시손 준, 

마이하네 미미, 와타나베 마키코, 키노 하나, 와타나베 미사코


자신이 원하는 집을 찾기 위해 모델하우스를 탐방하러 다니는 20대 여성을 주인공으로 한 일종의 성장 드라마다. 우리나라에서 내 집 마련이란 자신의 힘만으로는 점점 더 어려운 일이 되고 있지만 혼자만의 행복한 생활을 추구하기 위해 중요한 부분을 차지하는 것이 집이라는 점을 생각할 때 이상적인 집구하기는 영원한 숙제일 수밖에 없다. 그런 현실은 일본도 마찬가지일 터. 주인공 누마고에 사치는 고등학교 때 부모를 여의고 졸업 후 도쿄로 상경, 선술집 체인점에서 열심히 일을 하며 착실하게 돈을 모으는 중이다. 그녀의 꿈인 ‘내 집 마련’에 무엇보다 강력한 의지를 갖고 있다. 처음에는 그저 집을 사고 싶다는 막연한 소망이 모델하우스를 보러 다니고 부동산 직원들과 교류를 하면서 점차 구체적인 형태의 집을 그리게끔 된다. 마음에 꼭 맞는 집을 제대로 구하려면 시간과 노력은 물론 충분한 생각도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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